2024.3.10. 네 번째 책
-
모두가 하나가 된 세상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치기 어린 반항심이 들면서도 단 한순간만이라도 어딘가에 속해보고 싶다는 과장된 고독감이 나를 휘감았다. 그러니까 제발 누군가 나를 이 지긋지긋한 삶으로부터 구원해 줬으면. 단 한 번만이라도 내게 손을 내밀어줬으면.
-
이따금 샘물처럼 솟아나, 쓰나미처럼 내 마음을 덮치는 생각들. 나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와 있고, 윤도의 마음은 또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나는 왜 이토록 윤도를 갈망하며, 그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싶어 하는가. 갈수록 짙어지고 검어지는 마음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가라앉았다가 다시 솟아오르는 감정의 요동을 겪던 나는 잊을 수 없는 뜨거운 여름을 맞았다.
-
“그럼, 우리 1차원의 세계에 머무르자. “
네 말을 이해할 수 없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너와 나라는 점, 그 두 개의 점을 견고하게 잇는 선분만이 존재하는, 1차원의 세계 말이야. “
지금도 방안에 누워 천장을 바라볼 때면 너를 생각해.
숨 막히게 나를 짓누르던 너의 질량과 그 무게가 주던 위안을 기억해.
-
그 순간 세상이, 우리가 속한 차원의 세상이 멈춰버렸다.
그 순간 우리는 하나였고, 우리였으며, 우리인 채로 고유했다. 나에게 있어서 그 순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심지어 나머지 인생 전부 와도 바꿀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
- 작가의 말
”서로가 서로에게 몸을 기댄 채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는 관계를, 그 시절 내 삶에는 주 어지지 않았던 구원의 존재를 가상의 세계 속에서나 마 찾아내고 싶었다. “
'독서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너여야만 해 | 정해연 | 손안의책 (0) | 2024.05.15 |
---|---|
10. 어린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더클래식 (0) | 2024.04.19 |
5. 홍학의자리 | 정해연 | 엘릭시스 (1) | 2024.04.19 |
2. 단순한열정 | 아니에르노 | 문학동네 (0) | 2024.04.19 |
1. 맡겨진소녀 | 클레어키건 | 다산책방 (1) | 2024.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