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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설

2. 단순한열정 | 아니에르노 | 문학동네

by lento 202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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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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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관통하여 지나가는 시간 속에 살고 있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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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 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떨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 속에서 얻은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

단순한 열정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다룬 『단순한 열정』은 글쓰기의 소재와 방식, 기억과 기록을 탐구한다. 이 소설은 임상적 해부에 버금가는 철저하게 객관화된 시선으로 ‘나’라는 작가 개인의 열정이 아닌 일반적이고도 보편적인 열정을 분석한 ‘반 감정소설’에 속한다. 에르노는 발표할 작품을 쓰는 동시에 ‘내면일기’라 명명된 검열과 변형으로부터 자유로운 내면적 글쓰기를 병행해왔는데, 이 책의 내면일기는 10년 후 《탐닉》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게 된다. 이러한 글쓰기 방식을 통해 작가는 ‘나’를 화자인 동시에 보편적인 개인으로, 이야기 자체로, 분석의 대상으로 철저하게 객관화하여 글쓰기가 생산한 진실을 마주보는 방편으로 삼았다. 그는 특히 이 책에서 지독한 사랑을 그려낸다. 머리가 물속에 잠긴 듯한 숨 막히는 열정을. 그녀는 이 사랑을 실험적이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거의 완벽한 그림으로 그려 보인다. 단정하고, 간결하고, 차가운 문장들. 화해도, 양보도, 심리 분석도 없다. 정확한 단어들만으로 지독한 기다림을 설명하지 않고 보여준다. 이 책은 이재룡 문학평론가이자 숭실대 불문과 교수의 해설이 더해져 작품과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를 더했다.
저자
아니 에르노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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